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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감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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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걸린 물고기(4-2김희수)
작성자 고옥희 등록일 19.05.15 조회수 75
감기 걸린 물고기』는 이 질문에 대한 흥미로운 답을 들려주는 그림책입니다. 주인공은 배고픈 아귀와 알록달록한 물고기 떼입니다. 아귀는 물고기 떼를 잡아먹고 싶지만, 똘똘 뭉쳐 헤엄치는 녀석들은 쉬운 상대가 아닙니다. 어떻게 하면 물고기들을 잡아먹을 수 있을까 궁리하던 아귀는 물풀 사이에 숨어 조그만 목소리로 소문을 냅니다. “얘들아~ 빨간물고기가 감기에 걸렸대~” 물고기가 감기라니? 말도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물고기 떼는 코웃음을 치지만 아귀는 그만두지 않습니다. 열이 나서 온몸이 빨개진 것이라고 그럴듯한 설명을 덧붙이지요. 소문은 조심스럽게 무리 속을 파고듭니다. 그 뒤로는 물고기들의 입을 통해 점점 부풀려지고, 심각해지고, 확신을 불러오지요. 결국 “우리한테 옮기 전에 당장 내쫓자!”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아귀는 입을 쩍 벌리고 기다리다가 쫓겨난 빨간물고기들을 날름 잡아먹습니다. 그리고 또 다시 소문을 냅니다. “얘들아~ 노란물고기도 감기에 걸렸대. 그새 옮았다는구나.”라고요. 이제 물고기 떼는 아무렇지도 않게 서로를 의심합니다. 다른 색깔 물고기들을 줄줄이 쫓아내면서요.
느낌:하나둘 씩 의심 하다 보면 나도 의심받게 된다.........


저자소개

저자 : 박정섭
저자 박정ㅁ섭은 어릴 적 산만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줄 알고 살아왔지요. 하지만 시간이 흘러 뒤돌아보니 상상력을 산만큼 가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젠 그 상상력을 주위 사람들과 즐겁게 나누며 늙어 가고 싶답니다. 그림책 『도둑을 잡아라』, 『놀자』를 지었고, 『담배 피우는 엄마』, 『콧구멍 왕자』, 『우리 반 욕킬러』, 『으랏차차 뚱보클럽』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지금은 서울 문래동에서 그림책을 맛보는 그림책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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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소개

목차 없는 상품입니다.

출판사서평

거짓 소문이 몰고 온 한바탕 소동

‘누가 봤다더라’, ‘누구누구한테 들었는데……’ 진위에 대한 판단을 남에게 미루며 가볍게 전하는 말들. 소문은 생각보다 자주 들려옵니다. 작게는 친구들 사이의 뒷이야기부터 학교, 직장, 때로는 사회 전체를 술렁이게 하는 큰 소문도 있지요. 요즘은 SNS를 통해 순식간에 퍼지곤 합니다. 물론 소문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누군가 못된 의도로 감추고 있던 것이 조금씩 새어 나와, 세상에 진실을 드러나게 만들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우리가 듣는 소문은 대부분 누군가를 상처 입히거나, 잔뜩 부풀려진 채 허무한 소동으로 끝나곤 합니다. 『감기 걸린 물고기』에 나오는 아귀와 물고기 떼처럼요. 곰곰 생각해 보면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을 텐데, 겁에 질린 물고기들은 뒤따라오는 아귀를 알아채지 못합니다. 친구들과 함께 상황을 헤쳐나가겠다는 의지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나한테 옮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물고기들의 눈과 귀, 마음까지 꽁꽁 닫게 했지요. 수가 얼마 남지 않아 이제는 물고기 떼라고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야, 검은물고기 한 마리가 미심쩍게 묻습니다. “너희들 감기 걸린 물고기 본 적 있어? 소문은 누가 내는 거지?”라고요. 한참 늦긴 했습니다만, 이 뒤늦은 각성은 반전을 가져올 수 있을까요? 

쌉쌀한 여운을 남기는 매력적인 그림책

『감기 걸린 물고기』는 개성 넘치는 젊은 작가 박정섭의 세 번째 창작그림책입니다. 소문, 거짓말, 따돌림…… 소재는 무겁지만 그림에는 장난기가 가득합니다. 짙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점점 줄어드는 물고기 떼를 몸통이 툭툭 잘려나가는 것처럼 표현하는가 하면, 빨강 노랑 같은 원색으로만 면을 가득 채워 과감하게 연출하기도 합니다. 또 하나 재미있는 점은 장면을 설명하는 글 대신 아귀와 물고기 떼가 주고받는 대화로만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입니다. 캐릭터들의 성격이 살아 있는 ‘날 생선’ 같은 문장들로 배짱 좋게 밀고 나가지요. 여기에 세심하게 디자인된 타이포그래피가 읽고 보는 즐거움을 더합니다. 
아귀의 거짓 소문에 휘둘리는 물고기 떼의 모습은 답답하기도, 얄밉기도, 한편으로는 안쓰러워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국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은, 그들의 말과 행동이 우리 안의 어떤 모습과 닮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블랙코미디를 떠올리게 하는 마지막 장면은 쌉쌀한 여운을 남깁니다. 책을 덮으며 ‘나라면 어땠을까?’ 스스로 질문하게 만드는 힘이 있지요. 범상치 않은 그림책이 탄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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