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사자 와니니(6-3김태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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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고옥희 | 등록일 | 19.05.28 | 조회수 | 237 |
강한 마디바 암사자 무리의 와니니는 약하지만 남들보다 소리에 밝다. 초원에 건기가 찾아오면 무리에서는 수사자들이 내쫓기고, 우두머리의 명령을 따르지 않아 말라이카를 죽을 위험에 빠지게 한 와니니는 무리에서 내쳐진다. 초원에서 혼자가 된 암사자 와니니는 누가 알려주지도 않았지만 스스로 하나하나 깨우쳐 나간다. 혼자서 살 수 있는 동물이 아닌 사자 와니니는 무리를 침입했었던 두마리의 수사자들에게 도움을 받고 그들과 무리를 지며 다니게 된다. 절뚝이는 수사자 아산테와 아직은 느리기만 한 어린 수사자 잠보와 와니니는 사냥을 하다 말라이카를 만나고, 다쳤던 말라이카가 무리에서 내쳐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초원의 모두는 언젠가 죽게 되지. 말라이카도 너도 마찬가지야. 그게 오늘일지 내일일지 아무도 몰라. 그러니 오늘 네가 할 일을 해. 그럼 내일이 올 거야. 그것이 초원의 법이야." 누는 모두에게 무시당하는 족속이다. 심지어 누도 누를 무시한다. 어찌나 못생겼는지 저희들끼리도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아서 늘 땅만 내려다보고 다닌다. 잘 뛰지도 못하고 힘도 약하고 성미도 드세지 못하다 게다가 눈도 나쁘다. 하지만 누 떼는 다르다. 한 마리의 누는 나약하기 짝이 없지만, 누 떼는 초원의 주인이다. 와니니 무리는 그리 용맹하지 않지만, 늘 함께해 왔다. 강해서 함께하는 게 아니었다. 약하고 부족하니까 서로 도우며 함께하는 거였다. 그게 친구였다. 힘들고 지칠 때 서로 돌봐 주는 것. 와니니들은 그것이 무리 지어 사는 이유라고 믿고 있었다. 초원 어디에도 쓸모없는 것은 없었다. 하찮은 사냥감, 바닥을 드러낸 웅덩이, 썩은 나뭇등걸, 역겨운 풀, 다치고 지친 떠돌이 사자들……. 마디바가 쓸모없다고 여길 그 모든 것들이 지금껏 와니니를 살려 주고 지켜 주고 길러 주었다. 쓸모없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알려 주었다.
문득 보육원의 아이들 기사가 생각났다. 20세가 되면 그 아이들은 보호받을 자격을 잃어 보육원에서 퇴소를 해야 한다는 기사였다. 우리 어른들도 세상에 발을 내딛는 것이 두렵다. 혼자서 살아나가야 한다는 것은 정말 무서운 일이다. 40살이 넘은 어른도 감당하기 힘든 것이 독립인데, 그 아이들은 나이가 되었다고 독립을 해야만 한다. 20살이 되었어도 엄마의 보살핌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아이들이 너무 안쓰럽고 안타까웠다. 와니니도 그러하고, 말라이카도 그렇게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였다. 무리에 피해가 간다고 내쳐지는 동물의 세계가 잔혹하지만, 그러한 돌봄이 필요한 내 동료를 지키기 위해 무리가 있는 것이 아닐까. 어차피 오래 살지 못할 아이, 제대로 된 사냥꾼으로 자라지 못할 아이, 쓸모없는 아이. 와니니는 그런 아이였기 때문에 더욱 무리에서 보호받아야 마땅했다. 적의 습격을 받아 생사를 오가던 말라이카를 무리에서 버리는 것은 비겁했다. 물론, 그들만의 세계에 그들만의 법이 있지만, 모든 것이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억울하다. 강하게 태어난 이들만 살 수 있는 세상이라니, 너무 부당하지 않나. 강하고 잘하는 이들만 이끄는 것이 과연 현명한 리더라고 할 수 있을까. 조금은 부족하고 약한 이들과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며 무리를 이끌어가는 리더가 올바른 리더이지 않을까. 다 같이 강하고 힘센 이들로만 팀을 이룬다 하여 다 최고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각자의 모습에 맞게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한다면 그 팀은 다양성을 갖춘 진정한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약하지만, 우리는 강해!" 그래, 와니니 너는 약하지만, 너희 와니니무리는 강해...!!!
요즘 나는 아동문학을 좀 더 많이 읽으려 노력중이다. 책을 읽으면서 자꾸 욕심이 생겨나는 까닭이다. 가슴 따뜻해지는 이야기, 세상을 살면서 느낄 다양한 감정에 대해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마음때문이다. 읽어야 할 책들은 넘쳐나는 데 비해 우리가 읽을 수 있는 양은 한계가 있지만, 지금 아이들 시기에 읽지 않으면 읽지 못할 그런 책들. 12살이 된 명우에게도 권해주고 싶은 책이 많기도 하지만, 사실 질풍노도의 시기를 굳세게 견디고 있는 큰 아이에게 더 권해주고 싶은 책들이다. 입 안에 "같이 읽자"라는 말들이 가득 고여있다. 차마 뱉어내지 못하지만, 아이에게도 책으로 느낄 수 있는 감정 -책이어서 더 가깝게 다가오는 감동들-을 쥐어주고 싶어서 발이 동동거려진다. 욕심이 생기지만, 서두르지 않는다. 아이대신 내가 한 권 두 권 읽어낸다. 언젠가 아이가 나에게 책을 골라달라며 조언을 구할 때, 망설이지 않도록..^^ 오늘도 따뜻함이 가득한 동화책을 읽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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