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인제군 남면 부평리 11반 자연부락 '구만리'.
소양댐이 만들어지기 전에 있었던 마을 이름이다. 지금은 지도 상에서 찾아볼 수 없어진..
그 강 한 편 구만리에는 바다와 가람이네가 살고 있고 그 건너편에는 남겨진 사진도 없고
생사가 불분명한 가람이의 할머니 '고난이'씨와 증조할머니 '무명화'씨가 살고 있는
대흥리가 있다.
불분명한 친척들 소식 속에서 어느 날 적십자사 도움으로 상봉의 순간이 왔다.
그러면서 되뇌어지는 가람이 할아버지의 어린시절 이야기.
일제치하에서 나라를 잃고 갖은 고생을 다 했던 지금의 가람이 나이 할아버지 이야기가 나온다. 먹을 것도 넉넉치 않던 그 힘겨운 생활 중에 편찮으시다는 외할머니를 찾아
구만리와 대흥리 사이에 놓여진 소양강을 건너는 가람이 엄마 어린 난이.
잘못해서 보초서는 군인한테 들키기라도 한다면 간첩으로 몰려 목숨이 위태로운 순간이었다. 그렇게 헤어진
준태네 외가식구들이 이제 다시 만나는 것이다. 꺽꺽 우는 상봉장의 식구들. 그리고 다시 이별.
맨날 얼굴보고 같이 사는 식구들은 아니지만 핏줄끼리 굳굳하게 지켜져 오는 무엇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것은 어떻게든 제 길을 찾아 넓은 곳으로 흘러흘러
바다로 스며들고 하늘의 비가 되기도 하면서
변함없이 우리를 있게하는 강물과도 같다는 생각이다. 내일로 흐르는 강!
그 강이 흘러흘러 다시 만나게 되는 내일은 꼭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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